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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 스런 한국인
저희 세가족이 아보츠포드로 유학을 결정한 것은 2001년 8월이었습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낯선 곳이었기 때문에 처음 그곳에 정착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습니다. 캐나다와 관련된 인터넷사이트를 찾던 중 정말 우연히 이곳 아보츠포드한인회의 홈페이지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9월 23일에 ‘도움주실분(이동현-저희 아이 이름입니다)’이라는 제목으로 무작정 글을 올렸습니다. 사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올린 글이었는데 뜻밖에도 회신이 왔었습니다.
이것이 노선생님을 만난 첫 시작이었고 이제 여러분들의 정성스런 도움을 받아 집 렌트도 구하고 정착에 필요한 대부분의 준비를 끝내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아 혼란한 시대입니다. 해외이주와 관련한 정착서비스를 대행해 준다는 전문사설기관이 한두곳이 아니지만, 저는 이런 기관들을 보면 우선 왠지모를 걱정이 앞섭니다.
더욱이 외국에 가면 한국인을 조심하라는 세간의 말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에 만난 아보츠포드 한인 여러분들은 한 낯선 한국인을 진심으로 도와주시는 또 다른 한국인이자 선배님,아버님이었습니다. 20여년을 훌쩍 넘게 그곳에서 사신 분들의 귀중한 지혜와 경륜에서 우러나는 실질적인 조언이 저에게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의 유학생활은 이제 시작입니다. 무엇이든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가족이 유학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영어와 지식을 얻어 갈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캐나다라는 나라에서 자연의 정직함이나 서울에서 느낄수 없는 진솔한 사람냄새만은 꼭 담아가고 싶습니다.
저는 온실에서 키워낸 제철이 아닌 때의 화려한 꽃이나 과일 같은 것을 대할 때면 왠지 거부감이 듭니다. 아무도 관심없는 길가의 들꽃도 제철이 될때까지 기다려 피는 자연의 질서가 있듯이, 특징없고 밍밍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며 세상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는지 바이블벨트인 이 곳 아보츠포드에서좀더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시작이 좋아야 끝도 좋다라는 말이 있듯이, 저희 가족은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이미 절반쯤 좋은 결과를 보장받은 것 같습니다. 이곳에 계신 한인분들 모두 이국 생활에서 나름대로 어렵긴하지만 열심히 살아가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지긋한 연세가 되더라도 마음속엔 남모를 활화산을 더욱 뜨겁게 덥히시는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사시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저희 가족일에 눈물겨운 도움을 주신 유광열님, 노철성님, 김광식님 그리고 많은 한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서울에서 이동현가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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